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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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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푸른마음신경정신과
 조회 : 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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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진료실에 처음 내원하는 환자분들 중에는 이런 경우가 많다. 의사를 보고 힘들게 꺼내는 첫 마디가 “제가 심한 우울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내지는 “이러다 미치는 것 아닌가요?”라며 물음인지 혼잣말인지를 하는데 여간 고민스러운 얼굴이 아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병원을 찾기 전에 이미 본인 자신이 자가진단을 내리고 심각하게 걱정에 걱정을 한 뒤에야 비로소 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인터넷이나 대중매체에서 돌아다니는 단편적인 상식을 접한 어린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와서는 “선생님 제가 아무래도 정신분열병과 자폐증에 걸린 것 같아요. 어떻하죠? 도와주세요”라고 하는데 들어보면 온갖 병이란 병 이름을 다 거론하며 모든 걱정을 다 껴앉고 있는 표정이다.
이러한 신경정신과 질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예기불안(미리 앞서서 걱정부터 하는)과 심한 공포감을 야기하고 치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얘기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고 일반인은 쉽게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스타급 연예인들의 자살과 이를 모방한 일반인들의 모방자살로 극심한 사회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 어린아이로 치면 심한 열감기와 열성경련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아동들은 동네의원에서 해열제, 소염제나 항생제로 쉽게 열도 내리고 잠도 잘 자고 폐렴이나 다른 중대질환의 진행이 없이 잘 치유가 되곤 한다.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잘 낫는다는 얘기다.
연예인의 우울증이나 일반인의 우울증도 이러한 아동의 열감기와 마찬가지 상태라고 보면 된다. 감기와도 크게 차이가 없다. 대신 감기에 비해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우울증은 치료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치료기간의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마음의 감기’라는 것은 감기처럼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지 마음의 병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등의 생산과 조절상의 문제로 야기된 뇌의 질환이다.
이렇듯 우울증에 대해 약간의 상식정도만을 가지고 있다면 우울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감도 없어지고 진단과 예방적 치료를 위해 편하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다. 현대의 의료과학수준에서 우울증과 자살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자살을 기도한 사람의 95%가 정신장애를 가진 것으로 판정되었고 그 중 80%가 우울증으로 진단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한 연예인은 석사논문을 통해 연예인 가운데 40%이상이 우울감과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경정신과에서 수많은 질환 중에 우울증이라는 질환의 치료는 다른 신경정신과 질환에 비해 그리 어려운 치료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약물치료와 규칙적인 상담치료를 통해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환자의 경우에도 70~80% 정도 완전회복이 되는 완치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한 우울증만 제대로 치료를 한다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최악의 상황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울증의 치료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들을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보내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지금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이나 이를 모방하여 자살을 선택했던 일반인들처럼 우울감과 그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면 반드시 신경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치료를 받도록 하자. 우울증은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다.
/이종헌 푸른마음 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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